자연산 산나물

[스크랩] 고사리 하우스 재배

▶아라리 아자씨 2006. 2. 7. 17:58
▲ 주먹을 닮은 고사리. 아이들 손을 '고사리 같은 손'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2005 윤형권
이제 고사리를 따러 산에 가지 않아도 된다. 딸기나 토마토처럼 논이나 밭의 비닐하우스에서 고사리를 딸 수 있다. 충남 논산의 한 농부가 끈질긴 연구 끝에 비닐하우스(시설재배)에서 식용고사리를 대량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충남 논산시 부적면 외성리 이건세(36)씨는 2년간의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시설재배에 의한 고사리 대량 생산에 성공해 지난 5월 초순 첫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지금까지 식용 고사리를 인공 재배하는 경우는 노지(露地) 상태에서 재배하는 방법인데, 뿌리 번식에 의한 방법이기 때문에 대량 재배가 어려워 생산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농가 소득 작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건세씨와 같이 비닐하우스 상태에서 고사리를 재배할 경우 ▲ 수분 조절이 쉽고 ▲ 차광에 의한 광량 조절로 성장에 장점이 있으며 ▲ 영양 관리가 쉬워서 양질의 고사리를 대량 생산이 가능해서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높아 농가 소득에 한몫을 할 수 있다.

이건세씨의 고사리농장에서 고사리가 대량으로 생산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금부터 5~6년 전, 어느날 이건세씨는 부모님과 함께 고향인 부적면 외성리에서 수박과 돌미나리 농사를 짓고 있었다. 농촌 이농 현상과 농업 인구 고령화 현상이 해마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이씨는 "늙으신 부모님이 손쉽게 일할 수 있는 작목을 개발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즉 남들이 하지 않고 있는 노동 생산성이 높고 노동 집약적이 아닌 기술집약적인 작목을 개발해야 겠다는 게 당시 이씨의 머릿속에 꽉 차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고사리 재배가 어렵지만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다면 수입 고사리에 대항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국내최초로 고사리를 시설재배로 대량생산하고 있는 이건세(36세) 씨와 고사리 농장.
ⓒ2005 윤형권
이씨는 인부들을 사 산에서 고사리를 채취해 비닐하우스에 심어 보았다. 그러나 산에서 채취해서 심은 고사리는 이듬해 번식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꿈쩍도 않고 제자리에 있었다. 고사리 재배가 생산성을 갖추려면 조밀하게 번식돼야 하는데 산에서 채취해 뿌리 번식을 기대한 것은 실패로 끝났다.

대학에서 원예를 전공한 이씨는 논산농업기술센터 조직배양실에 있는 남태순(36)씨와 고사리 재배에 대해 논의했다. 이때가 2000년 초였다. 남씨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고사리를 조직 배양을 통해 시설재배를 한 사례가 없음을 알고 연구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남씨는 고사리 조직 배양을 정식 연구 과제로 삼기 전에 개인적으로 조직배양실험을 해 보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조직배양 자체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지만 전엽체(1n) → 포자체(2n) → 육묘 → 플러그묘 → 성숙한 고사리로 진행되는 단계 중 전엽체와 포자체로 가는 길목에서 살균 소독의 문제가 난항이었다.

그러나 이씨는 여기서 물러나지 않았다. 이씨는 인터넷을 검색해 국내외에서 고사리 연구에 대한 논문을 찾기 시작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가까운 충북대에서 고사리 조직배양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는 연구담당 교수를 단숨에 찾아갔다. 당시에 충북대에서는 관상용 고사리를 조직배양에는 성공했지만 임상재배에는 성공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씨는 충북대 고사리 연구실에서 만 10개월 동안 있으면서 고사리를 조직배양에서 임상재배로 성공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씨는 약 1천여 평의 온실에 고사리를 꽉 채워 줬다.

2004년 봄 무렵 이씨는 충북대에서 고향인 부적면에 돌아와 식용고사리를 조직 배양으로 대량 재배할 준비를 하고 다시 논산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자재와 인원을 지원 요청했다. 이씨는 그동안 터득한 조직배양을 통한 고사리 재배기술에 대해 강순경(36)씨와 사의하고 본격적인 육묘생산에 들어가 1년이 지난 2005년 5월에 조직 배양을 통한 고사리의 시설 재배에 성공한 것이다.

▲ 이건세 씨 고사리농장에서 채취한 싱싱한 생고사리
ⓒ2005 윤형권
고사리는 다년생 식물이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 심어 물과 퇴비만 주면 해마다 싹이 나오기 때문에 초기 자본만 투입하면 간단하게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이다. 또 농약도 줄 필요가 없다. 고사리는 병에 강하기 때문이다. 이씨의 고사리농장(길이 95m, 폭 6m짜리 비닐하우스)에서는 3일에 1번 고사리를 따는데 약 30㎏ 정도를 수확하며 해가 갈수록 생산량을 늘어나고 있다. 수확 기간은 4월부터 6월 말까지이며 온도 조절이 필요없어서 연료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도매시장에서는 국산 생고사리 1㎏에 약 7천원을 받는다. 수입산 물에 불린 고사리와는 질, 맛과 안전성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농가 소득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사리 재배는 초기자본만 투입하면 이듬해부터는 아주 손쉽게 수확을 하므로 노인들의 일에 적합하다. 논산시농업기술센터의 남태순씨는 "고사리를 시설재배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어 농가 소득에 큰 기여를 하게 됐다"고 한다.

국내 최초로 고사리를 시설 재배에 의한 대량 생산에 성공한 이씨는 "농가에 육묘를 공급하여 소득 향상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육묘는 1개동에 약 300~400만원이면 된다. 비닐하우스는 광량 조절 기능을 위해서 하는 것이니 만큼 딸기나 토마토처럼 일반적인 비닐하우스처럼 보일러와 같은 가온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설치비가 아주 적게 든다.
고사리 시설재배를 원하는 사람들은 논산시농업기술센터 041-733-5959나 이건세 011-436-6212로 문의하면 된다.
출쳐: 네이버        블러그http://blog.naver.com/boot1004?Redirect=Log&logNo=120013747437       윤형권(goodnews) 기자
출처 : 자연이 살아있는곳
글쓴이 : 아라리 아자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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