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산나물

[스크랩] 4월 30일 목요일-버릴것이 없지요-

▶아라리 아자씨 2009. 5. 1. 22:50

 

 우리동네 매화말발도리는 이제 꽃을 한창 피웠습니다.

얕은 바위틈에서 세들어 살면서도 어쩌면 이렇게 고귀하고 예쁜꽃을 피웠는지 대견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여기가 올해 우리가 약초농사를 하는 농원입니다

모두 다하면 약 8000평쯤 되는데 저쪽에 숨은 밭도 2000평은 됩니다.

지금 거의 한달에 걸쳐서 5000평쯤 심었는데 이제 막 싹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5월5일 이전에 마저 다 심어야 하는데 오늘 보니 잡초가 먼저 재세상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제일로 많은 녀석들이 명아주와 환삼덩굴입니다

환삼덩굴은 농부들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미워하는 잡초중에 잡초지요

덩굴에  잔 가시가 있어서 여름에 물이 올랐을 때 스치면 금새 벌겋게 부어 오를 만큼

고약한 녀석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천평이 넘게 쫘악 깔렸으니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트랙터가 있으면 한번 확 갈아 엎던가 그렇지 않으면 제초제를 치는 방법 밖에 없는데

그건 사용을 안하니 천상 모두 뽑아 버려야 합니다.

 

남편은 괭이를 가지고 하고 저는 손으로 뽑아 내다 생각을 하니 전에 어떤 절에 놀러 갔더니

스님이 이것으로 만든 효소를 주시면서 어찌나 귀한 약초라고 자랑을 하시는지

뭔가 대단한 산삼사촌쯤 되는 가보다 했더니 나중에 보여 주시는 것을 보니 바로 이 환삼덩굴이었습니다.

 

 이 환삼덩굴은 위와 폐를 보호하는 좋은 약재로 쓰이고 고혈압에도 좋다고 합니다.

몸안에 독소를 없애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어혈을 풀어 주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본초강목에 나와 있습니다.

또한 오곡을 잘 소화하게 하고 뱃속에 있는 벌레를 죽이며 온역을 잘 다스린다고도 적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보약이 우리 밭에 쫘악 깔렸는데 풀이 많다고 걱정할 일이 아니고

보약이 가득한 밭이니 좋아할 일이네요.

더구나 이 밭은 거의 10년간이나 묵어 있어서 토질도 깨끗하니 걱정이 없습니다.

신났습니다 당장에 두어바구니 뜯어서 샘에서 깨끗이 씻었습니다.

 우리집 앞에는 샘이 있는데 겨울에도 물이 퐁퐁 솟아 나옵니다 물량도 많아서 이런 허드레 것을 하기에 안성마춤입니다.

남편에게 말해서 일하기 좋게 만들어 달라고 해야 겠어요.

 

그런다음 물기를 말려서 설탕에다 1:1로 버무립니다.

황설탕으로 하는게 더 좋지만 황설탕 사다 놓은 것을 다 써서

그냥 흰설탕으로 합니다.

꼭 황설탕이나 흑설탕을 써야 하는건 아니지요.

 

 

 이렇게 버무린뒤에 설탕이 다 녹으면 단지에다가 꼭꼭 눌러 담고 돌로 내용물이 위로 뜨지않게 잘 눌러 둡니다.

그렇게 3개월간 발효를 시켜서 음료로 먹으면 위에 말한 보약도 되고 시원한 음료수도 되며

우리몸에 필요한 효소도 되는 것입니다.

 거기서 끝났을까요.

아직 어려서 아주 연합니다 맨손으로 만져도 될 정도지요.

살짝 데쳐서 된장을 넣고 무쳤습니다.

마침 교회에 행사가 있어 귀한 손님들이 오셨는데 시골이라 점심 대접할 때가 마땅치 않다고 목사님께서

걱정을 하시기에 우리집으로 모셨습니다.

그래서 그 환삼덩굴은 그렇게 무치고,

 묵나물을 해 보려고 일부는 데쳐서 널었습니다.

 두번째로 골치아프게 많은 명아주 입니다.

이 명아주는 심장이 안좋은 사람에게 아주 좋은 약초이지요.

명아주도 역시 위의 방법으로 효소를 담급니다.

역시 묵나물로 만들어 나물로 먹어도 좋구요.

오늘은 멸치물을 우린 다음에 막장을 넣고 국을 끓였습니다.

아주 부드럽고 올갱이 해장국 맛이 나지요.

 

 세번째로 골치 아프게 많은 것은 이 망초대입니다.

이것도 역시 묵나물을 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살짝 데쳐서

 갈은 들깨를 넣고 무쳤습니다 간은 국간장으로 하였지요.

아주 고소하고 맛납니다 이 개망초는 좋은것이 쓴맛이 없다는 것이지요.

손님들이 너무나 좋아하셨습니다.

어디에 가서 이렇게 귀한 음식을 먹어 보겠느냐고 좋아하셨어요.

음식을 드시고 나가시면서 드신 나물들을 어떻게 생겼느냐고 하시기에 보여 드렸더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하셨지요

귀한 나물인줄 아셨다구요 그런데 그렇게 미워하고 천시하던 잡초들이었다는 것에 놀라 하셨습니다.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은 없다지요.

그래서 오늘도 꿩먹고 알먹는 일을 하였습니다.

시골에 사는 재미가 더욱 쏠쏠한 날 입니다.

 

출처 : 금자네 사랑방
글쓴이 : 백금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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